거래처 초청 연말 저녁, 장소보다 자리 배치부터 정하세요
음식이 아무리 좋아도 앉은 자리가 어색하면 저녁은 어색하게 끝납니다. 초대하는 쪽이 장소를 보기 전에 정해 둘 것들입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대표님이 회의 끝에 한마디 던집니다. "올해 고마웠던 거래처 분들, 저녁이나 한번 모십시다." 이 한마디는 그대로 비서나 총무에게 내려옵니다. 명단을 추리고, 날짜를 잡고, 지도 앱에서 식당을 찾기 시작합니다. 사진이 좋고 평점이 높은 곳을 몇 군데 추려 놓으면 일이 거의 끝난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당일 저녁에 실제로 곤란해지는 건 음식보다 자리입니다. 누가 누구 옆에 앉는지, 건배는 누가 하는지, 이야기가 한쪽으로 쏠리면 누가 풀어 주는지가 분위기를 정합니다. 그래서 식당 후보를 보기 전에 호스트가 누구인지, 주빈이 누구인지, 테이블을 몇 개로 나눌지부터 적어 두시길 권합니다. 이 세 가지가 있어야 장소를 볼 때 기준이 생깁니다.

초대한 쪽에서 말을 시작할 사람을 한 명 정해 두세요
모임이 열 명을 넘기면 "알아서 시작하겠지" 하고 두었다가 십 분씩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일이 생깁니다. 초대한 쪽에서 인사말과 건배를 맡을 사람을 미리 한 명 정해 두세요. 대개는 대표님이지만, 대표님이 말수가 적은 분이라면 임원 한 분에게 진행을 부탁하는 편이 낫습니다.
주빈은 거래처 쪽에서 가장 높은 분입니다. 이 분을 호스트 맞은편에 모시는 게 기본이고, 입구에서 가장 먼 안쪽 자리가 편안한 편입니다. 문이 열릴 때마다 시선이 가는 자리는 불편하니까요. 상석을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호스트와 주빈이 서로 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를 먼저 만들자는 이야기입니다.
호스트 옆자리도 신경 써서 정하세요. 이 자리에는 거래처 분들과 안면이 있고 이야기를 잘 받아 주는 직원이 앉는 게 좋습니다. 호스트가 주빈과 이야기하는 동안 반대편 손님이 심심해지지 않도록 곁에서 말을 이어 주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한두 분이면 충분합니다.
긴 테이블 하나보다 테이블 두 개가 대화를 살립니다
열두 명이 긴 테이블 하나에 앉으면 끝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저녁 내내 말을 섞기 어렵습니다. 목소리를 키워야 닿는 거리에서는 옆 사람과만 이야기하게 되고, 그러면 자리가 자연스럽게 두 덩어리로 갈립니다. 처음부터 여섯 명씩 두 테이블로 나누면 각 테이블이 하나의 대화가 됩니다. 한 테이블에 초대한 쪽이 한 명 이상 앉도록 섞어 앉히면, 건배 때 호스트가 일어나 양쪽을 한 번에 돌아보기에도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테이블을 나눌 때는 같은 회사 사람끼리 모여 앉지 않게 신경 쓰셔야 합니다. 초대받은 쪽도 자기 회사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 사람과만 이야기하게 되니까요. 명단을 받을 때 회사별로 묶어서 받아 두면 자리표 만들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코스처럼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나오는 식사가 접대에 맞습니다
접대 자리에서 주문은 뜻밖에 부담이 큽니다. 주빈이 비싼 메뉴를 고르기 눈치 보이면 메뉴판만 오래 들여다보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도 주빈이 정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코스는 이 고민을 없애 줍니다. 요리가 모두에게 같은 시점에 나오니 이야기가 끊기는 때도 일정하고, 건배 타이밍을 잡기도 쉽습니다. 계산도 1인 금액에 인원을 곱하면 끝납니다.
대신 식이 제한은 초대장 단계에서 물어보세요. 못 드시는 재료나 종교상의 이유로 피하는 음식이 있는지를 회신 받을 때 한 줄로 같이 묻는 겁니다. 당일에 "저는 이건 못 먹어서요"라는 말이 나오면 호스트도 주방도 난처해집니다. 음료도 비슷합니다. 술을 드시지 않는 분이 있다면 처음부터 다른 선택지가 있어야 그분이 혼자 겉돌지 않습니다.

끝나는 장면까지 미리 그려 두면 저녁이 덜 흩어집니다
접대 저녁은 도착, 건배, 식사, 환담, 배웅 순으로 흐릅니다. 이 중에서 준비가 가장 허술한 건 마지막입니다. 식사가 끝났는데 누가 먼저 일어서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시간이 생깁니다. 식사가 끝나기 전에 호스트가 마무리 인사를 하기로 정해 두세요. 대리운전이나 택시를 부를 사람을 정해 두는 것도 이때 같이 합니다. 이렇게만 해도 자리가 정리되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같은 자리에서 한 시간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식당을 옮기면 몇 사람은 그 길에 빠져나갑니다. 식사와 환담을 한 공간에서 이어서 하려면 처음부터 시간이 넉넉한 곳을 잡아야 합니다. 대관은 대개 최소 이용 시간이 있으니, 식사만 할지 이야기까지 할지를 정한 다음에 시간을 물어보면 됩니다.

ETHOS에서라면
ETHOS는 신사동 안택스빌딩 5층과 6층에 있는 회원제 다이닝 라운지입니다. 평소에는 회원 중심으로 운영하지만 10인 이상 단체예약은 회원이 아니어도 따로 받습니다. 10인 미만 모임은 기존 회원의 동반 예약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압구정역과 학동역에서 각각 1km 이내입니다.
거래처 초청이 열 명에서 열두 명 사이라면 라운지 바가 있는 6층 VIP 라운지를 단독으로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대 12명까지입니다. 스무 명이나 서른 명이라면 5층 메인홀 단독이 기본이고, 최대 30명까지 가능합니다. 빔·스크린·마이크가 있어 올해 함께한 일을 짧게 보여 드리는 순서를 넣기에도 편합니다. 마흔 명까지는 5층, 6층, 지하를 건물 전체로 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식사는 대관 전용 코스로 1인 66,000원입니다. 열두 명이면 코스만 792,000원이고, 음료와 공간 이용 조건은 신청하면 견적으로 안내받습니다. 대관은 최소 4시간이고 평일은 오후 5시부터, 주말은 오후 1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식사 뒤에 이야기를 이어 가고 싶다면 4시간 안에서 식사와 환담을 한 공간에 담을 수 있습니다. 신청할 때 거래처 초청 자리라는 것과 호스트 측 인원, 초대받는 쪽 인원을 함께 적어 주세요. 사이트의 단체예약 신청 폼에는 행사 종류에 회사 회식·모임과 기업 행사가 있습니다.

오늘은 초대할 사람 명단을 회사별로 묶어서 정리해 보세요. 테이블이 몇 개 필요한지 그 표 하나에서 나옵니다.